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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슈 정보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by 바이크제로 2025. 11. 5.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안부.  나태주

 

 

 

어딘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 처럼 웃고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멀리서 빈다.  나태주

 

 

 

사랑에 빠진 후배가

오늘밤 연인에게

마지막 문자를 어떻게 보내면 좋겠냐고 물었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바람이 차요, 잘자요





안도현. 잡문

 

 

 

네게는 찰나였을 뿐인데

나는 여생을 연신 콜록대며

너를 앓는 일이 잦았다





서덕준. 환절기

 

 

 

두 사람의 심장이 멈추었다는데

이별 앞에 눈보라가 친다

잘 살고 있으므로

나는 충분히 실패한 것이다



사무치는 것은 봄으로 온다

너는 그렇게만 알아라





이병률. 음력 삼월의 눈

 

 

 

마음 헤아리는 것보다

차라리,

해변에 앉아

모래알의 숫자를 헤아리는 게 더 쉽겠다



많은 모래가 모여야 백사장이 되지만

내 그리움은 반만 담아도

바다가 된다





윤보영. 모래와 바다

 

 

 

아픈 데는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없다, 라고 말하는 순간

말과 말 사이의 삶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물소리가 사무치게 끼어들었다





이병률. 눈사람여관

 

 

 

내 모든 감정의 끝에 당신이 있었다

나는 당신 때문에 울었지만 내가 울어야 만날 수 있는 사람 또한 당신이었다

당신이 내 곁에 있어서 나는 자주 어리석었다

마냥 휘청거렸고 마음껏 방황했었다

이런 나에게 당신은 언제나 고요한 물결이어서

나는 가끔 당신을 밀고 흔들기도 했다

이런 나에게 지쳤을 당신이 마침내 나를 떠나갔을 때, 나는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

당신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주 오래도록 비가 내렸다

나는 한참을 서있었고 온몸이 젖어 집으로 돌아왔으나 감히 울지는 않았다

당신은 내게 수만가지 감정이었다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당신은, 내 세상이었다

당신이 떠나고 아주 오래동안 비가 내렸다

너무 고요해서 바람도 불지 않았다

내 모든 감정의 끝에는 당신이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당신의 끝에는 내가 있다



이제서야 나는 울지 않게 되었다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다





김성아. 당신의 끝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사람이  꿈에 나타나 웃었다. 울었다 사라졌다.

바람 사이로 사라지는 사람. 사람 뒤로 사라지는 바람. 비산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한쪽은 울고 한쪽은 웃는다. 울면서 웃는 것

웃으면서 우는 것. 말하면서 말하지 않는 것. 말하지 않으면서 말하는 것.

여럿이서 하나가 되는 것보다 하나인 채 여럿인 방식을 택한 이후로.

그 골짜기에서 너는 돌이 되었구나. 바람이 되었구나. 내내 고독해 졌구나



아코디언과 폴카. 룰렛과 도미노. 광장으로 모여드는  겁 없는 청춘들처럼.

이름 붙이지 않아도 이미 있었던 사물의 의연함으로.

아름다움 속에서.아름다움 속에서 너는 높낮이가 다른 물그릇을 두드린다.

들리지 않는 마음처럼 .어떤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종이 위에 적힌 어두움이여. 찾아내지 않아도 이미 있었던 쓸쓸함이여



비산은 바람이 없다고 했다. 나의 바람은 세계의 끝까지 걷고 걷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끝없이. 끝없이. 내 속의 고요가 솟아 나올 때까지.

내가 알지 못했던 네 얼굴을 되찾을 때까지.



뜻 없는 모래 장난처럼 글자가 무너져 내린다.

어디선가 무채색의 노래가 타오른다. 그는 죽었고 썩었다.

꿈에서 돌아와 비산의 바람이라고 썼다.

돌에 새겨넣듯 비산의 파도라고 썼다.

비산의 피로라고도 썼다.

내게도 고향이 있을 것만 같았다.





이제니. 비산의 바람

 

 

 

헤어지려고 할 때 남자는 물었다

한번만 안아봐도 될까

여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가만히 서있는 그녀를 품에 안자

더 분명하게 사랑이었다

놓쳐서는 안 될 것을 알겠는데

너무 늦은 것도 알겠다





정현주. 다시 사랑

 

 

 

 

 

 

2차출처 : cafe.daum.net/MIND.SOS/EJku/1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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